2월 24일
강풍이 몰아치던 일요일 오후 오모떼산도를 30분가량 헤매고 겨우 발견한 차차노마.
지도가 이상했던지 아니면 방향감각이 쇠퇴한건지...지도 보면서도 헤매보긴 또 오래간만인 듯..
오모떼산도 차차노마는 도쿄에서 일본차 소믈리에가 직접 우려주는 녹차를 맛 볼 수 있는 유일한 가게라고 한다.
티비나 잡지에도 소개될 정도로 나름 유명한 가게인 것 같았지만,
실제로 가게 안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은 절반도 안되었던 것 같다.
런치 시간이라 그랬는지 모르겠지만..런치 메뉴를 시켜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본차 카페라서 런치 메뉴가 부실하게 나오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볼륨있는 음식들이 나와서 의외였다.
런치 메뉴를 먹어볼까 했지만 오늘은 단념하고 오늘은 목적은 차였기 때문에 차와 화풍 파르페를 주문.
차는 정말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등급, 희소성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났다.
630엔부터 1500엔까지 있었던 듯.
떫은 맛이 있는 차보단 단 맛이 나는 차가 마셔보고 싶어서
도원경(桃源郷)이라는 녹차를 주문.
(1470엔으로 두번째인가 세번째로 비쌌던 것 같다ㅜ_ㅜ)
주문은 와타다씨가 직접 받는데, 이 녹차는 냉침으로 해야 제 맛이 난다며 냉차를 추천.
차를 우리기 전에 이렇게 차 잎을 가져와서 잎을 직접 맛보고, 향기도 맡아보라고 함.
와타다씨가 이렇게 얼음을 넣고 냉침시킨 차와 작은 유리 찻잔을 가져왔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5분 정도 우려낸 뒤 마시라고 했다.
처음 마실때는 단 맛이 강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차 잎의 깊은 맛이 우러나왔음. 오래 우려도 전혀 떫은 맛이 없고 깔끔한 진한 맛.
차를 우리는 사이사이에 와타다씨가 직접 차를 따라주고 또 차를 냉침시켜 다시 가져다 주는데, 차에 대한 설명과 우리는 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차차 파르페
이집 명물이라고 하는데, 후레이크 위에 호지차 젤리, 떡과 팥고물, 맛차아이스가 올려져 있는데, 테이블에 가져와서 와타다씨가 직접 위에 차잎을 토핑해 줬다. 차잎은 사쿠라카호리.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맛은 그냥 평범했다.
(동네 카페에서 파는 화풍 파르페가 더 맛있는 듯)
냉침을 두어번 해서 마신 뒤 마지막에 뜨거운 물로 한번 우려 주는데,
와타다씨 말처럼 냉침이 훨씬 맛있는 차 인듯 했다.
일본차 소믈리에 와타다 요시씨
꾹 다문 잎과 진지한 표정때문에 얼핏보면 인상이 무섭기도 한데,
차를 따라 줄때나 설명해줄 때 보여주는 영업용(?) 스마일이 엄청 매력적이신 분이었다.
판매하는 차도 사오고 싶었는데
루피시아에서 이것저것 지른지 얼마 안되서 그냥 포기.
가격의 압박이 있긴 했지만 가끔 가보기엔 괜찮은 가게인 것 같다.